장부 없는 간이과세자, 매각 준비를 위한 관리 회계 구축

세무 기장이 없는 간이과세자라도 매각은 가능합니다. 홈택스, PG사, 통장 내역을 결합하여 매수자가 신뢰할 수 있는 '관리 회계' 장부를 구축하고, 비즈니스의 가치를 데이터로 증명하는 전략적 프로세스를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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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17, 2025
장부 없는 간이과세자, 
매각 준비를 위한 관리 회계 구축

1️⃣ 세무 장부 부재의 대안: 관리 회계의 수립

이커머스 매각 현장에서 간이과세자가 겪는 가장 큰 병목 현상은 재무제표의 부재입니다. 복식부기 의무가 없는 간이과세자는 공식적인 손익계산서가 없으나, 매수자는 비즈니스의 수익성을 판단하기 위해 반드시 수치화된 근거를 요구합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관리 회계입니다. 세무 신고용이 아닌, 경영 의사결정과 기업 가치 평가를 위해 실질적인 현금 흐름을 재구성하는 작업입니다.

공식 장부가 없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실무 데이터의 정합성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국세청 부가세 신고 내역만으로는 이커머스 특유의 복잡한 비용 구조(광고비, 플랫폼 수수료, 반품비 등)를 설명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원시 데이터(Raw Data)를 기반으로 역산하여 매수자가 납득할 수 있는 형태의 월별 손익 구조를 재구축하는 것이 매각 준비의 첫걸음입니다.


2️⃣ 매출 증빙의 핵심: 홈택스와 PG사 데이터 결합

매출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가장 먼저 부가세 과세표준증명원을 준비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는 반기 또는 1년 단위의 총액만을 보여주므로, 매수자는 월별 변동성(Seasonality)을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각 오픈마켓 및 자사몰 PG사의 정산 내역서를 월 단위로 추출해야 합니다.

단순히 통장에 찍힌 입금액을 매출로 잡는 것은 위험합니다. 입금액은 배송비, 플랫폼 수수료, 광고비 차감 후의 '정산액'이기 때문입니다. 반드시 총매출에서 각종 비용이 차감되는 과정을 엑셀로 명시하여, 비즈니스의 실제 마진 구조를 투명하게 드러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간의 미세한 오차는 비고란에 사유를 기재함으로써 실사 시 발생할 불필요한 의구심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습니다.


3️⃣ 비용 재구성을 위한 통장 거래 내역 분석

지출 증빙이 어려운 간이과세자의 경우, 사업용 통장 및 카드 거래 내역이 유일한 실증 자료입니다. 최근 2~3개년치의 내역을 엑셀로 내려받은 후, 모든 출금 내역을 매입 원가, 마케팅비, 물류비, 운영비(임대료, 통신비 등), 기타 비용으로 분류해야 합니다. 특히 현금으로 결제하여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 않은 매입 내역이 있다면, 이체 확인증과 거래 상대방의 정보를 매칭하여 누락된 비용이 없도록 정리해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EBITDA 도출을 위한 비용 분리입니다. 대표자의 개인적인 지출이나 일회성 수선비 등은 '조정 항목(Add-backs)'으로 분류하여 별도로 관리해야 합니다. 장부가 없는 상태에서 비용을 대충 뭉뚱그려 설명하는 것은 매수자에게 비즈니스 리스크로 인식되어 밸류에이션 삭감의 원인이 됩니다. 지출의 목적이 사업 운영과 직결됨을 통장 메모와 대조하여 입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4️⃣ 엑셀 기반의 월별 손익계산서(P&L) 작성법

수집된 매출과 비용 데이터를 바탕으로 월별 관리용 손익계산서를 생성합니다. 상단에는 유입 경로별 매출을 배치하고, 아래로 매출원가(COGS), 공헌이익(Contribution Margin), 판매관리비, 최종 영업이익 순으로 구조화합니다. 이커머스 셀러라면 반드시 광고비 대비 매출액(ROAS)과 고객 획득 비용(CAC) 추이를 함께 기입하여, 투입된 비용이 매출로 전환되는 효율성을 시각적으로 보여주어야 합니다.

이 장부는 매수자에게 비즈니스의 '예측 가능성'을 전달하는 도구가 됩니다. 단순히 "한 달에 얼마 남는다"는 구두 설명보다, 12개월 이상의 월별 손익 추이를 엑셀 시트로 제시할 때 딜의 성사율은 극명하게 높아집니다. 엑셀 수식은 최대한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구성하여, 매수자가 직접 숫자를 검증해 볼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데이터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기술적 솔루션입니다.


5️⃣ 재고 자산 및 무형 자산의 데이터화

재무상태표가 없는 간이과세자는 매각 시점의 재고 자산 명세서를 반드시 별도로 작성해야 합니다. SKU(단품)별 재고 수량과 매입 단가를 곱하여 자산 가치를 확정해야 하며, 이는 최종 매각 대금 정산 시 핵심 지표가 됩니다. 장기 체화 재고나 불량 재고는 과감히 제외하거나 할인율을 적용하여 데이터의 객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실사 과정에서의 마찰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또한, 상표권 등록 현황, 단골 고객 수(DB), SNS 팔로워 수 등 장부에 나타나지 않는 무형의 자산들도 별도의 시트로 수치화해야 합니다. 간이과세자는 외형 매출 규모가 작을 수밖에 없으므로, 이러한 비재무적 지표들이 비즈니스의 프리미엄을 결정짓는 결정적 요인이 됩니다. 데이터로 증명되지 않는 자산은 가치 평가에서 제외된다는 원칙을 명심하고, 모든 운영 기록을 디지털화된 '관리 장부'로 변환하는 작업을 즉시 시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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