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바이어가 묻는 본질: "주인이 바뀌어도 공급은 계속됩니까?"
이커머스 비즈니스의 현금흐름은 제품 공급의 안정성에 기반합니다. 매각 실사 과정에서 바이어는 경영권이 이전된 후에도 현재의 공급 조건이 유지될 수 있는지를 최우선으로 검증합니다. 많은 1인 기업이나 소규모 이커머스 사업자가 제조사와 별도의 서면 계약 없이 '신뢰 관계'에 의존해 물건을 공급받습니다.
그러나 바이어 입장에서 개인적 친분에 근거한 구두 계약은 자산 가치가 없는 리스크일 뿐입니다. 실사팀은 공급 계약서 내의 '지위 승계 조항(Assignability)'을 확인합니다. 경영권 변경 발생 시 제조사가 계약을 해지할 권리가 있는지, 혹은 새로운 운영자에게 동일한 조건으로 계약이 자동 승계되는지가 밸류에이션의 핵심 변수가 됩니다.
2️⃣ 독점 공급권(Exclusivity)의 실체와 법적 구속력 확인
특정 카테고리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가진 셀러일수록 독점 공급권은 기업 가치를 높이는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하지만 바이어는 "우리가 유일하게 공급받고 있다"는 셀러의 주장보다 계약서에 명시된 지역적 범위, 기간, 최소 발주 수량(MOQ) 등의 구체적인 조항을 살핍니다.
법적 구속력이 결여된 독점권은 실사 과정에서 가치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특히 제조사가 언제든 다른 유통 채널에 물건을 공급할 수 있는 구조라면, 바이어는 해당 비즈니스의 '진입 장벽'이 낮다고 판단하여 멀티플을 하향 조정합니다. 따라서 독점권의 효력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위반 시 배상 책임이나 갱신 조건이 포함된 공식적인 서면 계약서가 반드시 제시되어야 합니다.
3️⃣ 원가 상승 리스크: 단가 인상 한도와 협상권 검증
이커머스의 수익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는 매출 원가(COGS)입니다. 바이어는 최근 3년간의 매입 단가 추이를 분석하며, 제조사가 일방적으로 단가를 인상할 수 있는 구조인지 검토합니다. 계약서상에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른 단가 조정 조항'이 어떻게 설계되어 있는지가 분석 대상입니다.
만약 인상 폭에 대한 상한선(Cap)이 없거나 사전 통지 기간이 짧다면, 바이어는 이를 미래 수익성을 위협하는 중대한 운영 리스크로 규정합니다. 반면, 누적 발주량에 따른 단가 리베이트 구조가 명확히 정립되어 있다면, 이는 인수 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긍정적인 가치 상승 요인으로 평가받습니다.
4️⃣ 제조사 의존도 분석과 공급처 다변화 전략
특정 제조사에 대한 매입 비중이 80%를 상회하는 경우, 바이어는 이를 '단일 공급처 리스크'로 간주합니다. 제조사의 도산, 설비 화재, 혹은 전략 변경만으로 비즈니스 전체가 중단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사 과정에서는 제조사의 재무 상태와 생산 캐파(Capacity)까지도 간접적인 조사 대상이 됩니다.
셀러는 이러한 우려에 대비해 대체 가능한 공급처 리스크 관리 방안을 보유하고 있음을 증명해야 합니다. 동일한 사양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제2의 제조사 리스트나, 원부자재를 직접 소싱하는 구조를 보여줄 수 있다면 공급망 리스크에 따른 감액 요구를 논리적으로 방어할 수 있습니다.
5️⃣ 성공적인 매각을 위한 공급망 자산화
성공적인 엑시트를 준비하는 셀러는 제조사와의 관계를 '개인적 친분'에서 '기업 간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매각 최소 1년 전부터는 주요 제조사와 정식 공급 계약서를 체결하고, 지위 승계 및 단가 안정성 조항을 확보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는 단순히 물건을 떼어오는 행위를 넘어, 비즈니스의 운영 권리를 자산화하는 과정입니다.
공급 계약서는 재무제표의 숫자가 미래에도 지속될 것임을 보증하는 담보와 같습니다. 바이어에게 "내가 없어도 이 비즈니스는 현재의 원가 구조와 공급망을 유지하며 돌아간다"는 확신을 주십시오. 견고하고 명문화된 공급망은 매각 협상 테이블에서 셀러에게 가장 강력한 레버리지를 제공할 것입니다.